[못난 바가지]

어느 농부가 박씨 한 개를 심었어요.

며칠이 지나자, 예쁜 새싹이 돋아났습니다.

여름철이 되자 박 덩굴은 초가지붕 위까지 뻗어 올랐어요.

저녁마다 하얗게 꽃이 피더니, 탐스런 박이 두개 열렸어요.

한 개는 동그랗게 잘 익어갔습니다.

다른 한개는 쭈그러진 채 익어갔습니다.

농부는 두 덩이의 박을 보고 말했습니다.

“잘 생긴 박은 쌀을 푸는데 쓰고, 못생긴 박은 똥을 푸는데 써야겠다.”

이듬해 봄 어미 닭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변소 앞에서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농부의 아내가 쌀을 한 바가지 담아 툇마루를 내려오는데,

“어머니! 병아리가 변소에 빠졌어요!”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던 아이가 소리쳤어요.

농부의 아내는 신발도 안 신은 채 달려갔습니다.

농부의 아내는 쌀바가지를 팽개치고, 얼른 똥바가지를 쥐었습니다.

그리고 병아리를 건져내었어요.

“야, 병아리가 살았다!” 아이가 손뼉을 치며 기뻐하였습니다.

-강정규 동화 中-

불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모습에 우리는 스스로 실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어떤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 수준에 맞춰서 역사하여 주십니다.

우리를 책망하시지 않고 돌보시는 예수님을 통하여 오늘도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