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사의 까만 장부]

어느 장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감탄할 만큼

죽은 사람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주어 주위에서 인정받는 소문난 장의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장의사는 늘 열쇠가 채워진 까만 장부를 가지고 다녔는데,

많은 사람이 이 까만 장부에 대해 관심이 있었으나

아무도 그 장부에 무엇이 기록됐는지 실제로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장의사는 장례를 진행하다가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 장의사의 장례식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장의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할 때,

장례식에서 장의사의 미망인이 이 까만 장부를 보여주며 읽어 내려갔습니다.

1920년 4월17일 000가 혼자됨. 1921년 6월 15일 000가 혼자됨. …. …. ….

그는 장례를 치를 때마다 홀로 되거나 상처받은 유가족의 명단을 기록해두었다가,

매년 성탄절 전날 그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을 함께 하면서

예수님을 전하며 그들을 위로해 주는 일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장의사의 까만 장부는 이 땅의 일을 위한 장부가 아니라

명철이 담겨 있고 또한 명철이 전해진 아름다운 흔적이었습니다.

세상의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고, 패역을 떠나 사랑의 길을 갈 수 있는

명철로 충만하셔서, 언제나 주님의 평안 속에 살아가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