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톨 황금 한 톨]

구걸로 먹고 사는 거지가 있었습니다.

구걸을 하다 보니 수입이 괜찮을 때도 있었지만 헛수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오후가 지나자 딱 보기에도

귀티가 나는 한 사람이 진지한 표정으로 “오늘 벌이가 괜찮았소?”하고 물었습니다.

거지는 죽는 소리로 불쌍하게 대답했습니다. “나리, 말도 마십시오. 죽을 맛입니다.”

“그런데 늘 이렇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소?”

“예, 보시다시피 저는 몸도 병 들었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이 짓이라도 하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생각하던 귀티 나는 사람이 거지에게 말했습니다.

“허구한 날 다른 사람한테 달라고만 하지 말고 오늘은 아무 거라도 좋으니,

어디 한번 당신이 갖고 있는 걸 내게 줘보시오.”

거지가 대답했습니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거지에게 오히려 구걸을 해?”

불쾌감에 상종하기도 싫다는 듯 쌀 한 톨을 꺼내 귀인에게 던지듯 주었습니다.

잠시 후 귀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자기도 줄 것이 있다고 하면서 조그마한 주머니를 하나 주었습니다.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거지는 주머니를 열어보지도 않고 자루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날 밤 집에 와서 자루에서 주머니를 꺼내 열어본 거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금 한 톨과 함께 왕의 인장이 찍힌 고맙다는 쪽지가 들어있었습니다.

낮에 만난 그 귀인은 그 나라의 임금님이었던 것입니다.

거지는 자기도 모르게 탄식하며 중얼거렸습니다. “더 많이 드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