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불어볼까요?]

한 중년 신사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기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안내와 함께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네 개의 엔진을 지닌 큰 비행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자연 앞에서는

덜컹거리며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조그만 조각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때 그의 옆자리에는 아홉 살 가량의 소년과 두어 살 더 어려보이는 소녀가 앉아

있었는데, 처음 비행기를 탔는지 온통 두려움으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여자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떨면서 작게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빠라고 동생 손을 꼭 잡아주고 있었지만, 그 소년 역시 무서워하는 것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소년이 옆에 있는 중년 신사와 눈이 마주치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아저씨도 무섭죠?”

그러자 신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 이건 정말 재미있는 건데?”

중년 신사의 말에 소년에게는 금방 변화가 왔습니다. 두려움과 긴장으로 떨고 있던

소년의 얼굴은 그의 본 모습대로 개구쟁이 표정으로 돌아가 있었고, 여동생과 함께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었습니다.

만약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만 빠져있었다면 여동생과 함께 두려움과 긴장 속에서

비행 도착 때까지 힘들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옆 자리 아저씨의 말 한 마디에

두 아이는 신나는 비행기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에게 인생을 물어보겠습니까? 두려움이냐 희망이냐, 당신의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