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 받은 예수]

지스문트 겟치라는 화가의 '버림받은 예수'란 그림이 있습니다.

성바울 성당의 계단에 예수님이 서 있고, 그 주변에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스포츠 신문에 열중한 청년, 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택시를 잡으려는 남녀,

길을 가면서도 시험관을 들여다보고 있는 과학자 등등...

그러나 아무도 예수님이 거기에 서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둔 사람은 없습니다.

신부 서너 명이 둘러서서 팔을 휘두르며 열렬히 토론하고 있지만, 그들마저도 예수

님에게는 신경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오직 한 사람 간호원 제복을 입은 여성만이

잠깐 멈추어 곁눈으로 예수를 보는 장면입니다.

이 그림은 예수님께 관심 없는 이 시대의 기독교인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일방적인 약속일뿐,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필요할 때 가끔씩 찾는 아주 작은 존재는 아닐까요?

주일 예배에 참석 했다는 것만으로, 나름대로 착한 일을 한 번 했다는 뿌듯함으로,

성경에 나오는 계명들을 나름 지켰다는 자부심으로 예수님에 대한 관심을 끄고서는

나 혼자 정신없이 뛰어다니기 바쁜, 우리가 그림 속 삶을 살아가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다만 우리가 변질된 교훈으로 예수님을 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만 수없이 생길 뿐입니다. 말로만 하는 ‘오직 예수’가 아니라

정말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 삶의 교훈이 되어서, 예수님만 따라 살기를 소망합니다.